키보드계의 끝판왕 해피해킹 키보드를 사용한 지 어언 3개월 하고 반 정도가 지났다.
확실하게 내가 느낀 점만 가감 없이 설명하도록 하겠다.
알아두면 좋은 점.
일단 먼저 알아두면 좋은 점에서 나는 맥 유저다. pc게임을 거의 하지 않고 개발 공부를 하는 중이다. 비슷한 상황의 사람이라면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똑같이 컴퓨터를 위한 키보드라도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인의 환경을 잘 생각하여 이 글을 읽기 바란다.
내가 사용하는 해피해킹 키보드는 해피해킹 하이브리드 type-s다. 다른 키보드와 느낌이 다를 수 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
해피해킹 키보드에 대한 호불호가 굉장히 강해 사기 전에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 내가 이 글을 찾아들어온 사람들의 궁금한 점을 생각해보면
1. 키배열에 대한 불편함.
2.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싸!!
이 두 가지 정도가 되겠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고 키보드 구입 초기에 후회도 많이 했다. 적응하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으며 자금적인 여유만 있다면 좋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쓰기로 했다.
해피해킹을 산 이유.
거창한 이유는 없다. 원래 IT제품 구매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개발도 공부하니 끝판왕 키보드를 그냥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떤 물건을 구매하여 사용하든 윗단계의 제품은 항상 존재하고 그런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할 돈으로 처음부터 좋은 제품을 사는 게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키보드의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편하며 개발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방향키를 클릭할 때(실제로는 방향키가 없어 fn키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에 손의 동선이 매우 짧아 손목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이런 생각들은 그냥 사고 싶어서 이유를 만든 거에 가까움) 구매를 결정했다.
해피해킹의 장점.
1. 타건 느낌이 너무 좋다.
내가 지금까지 사용해본 키보드는 더 있겠지만 추려보면 로지텍사의 g613, 콕스 엔데버 35g, 앱코 앤 프로 2이다. 확실히 타건하는 느낌은 해피해킹이 내 스타일이다. 약간 톡톡 튀는 맛도 있고 어느 정도 무게감도 있다. 물론 이런 느낌들은 저 키보드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인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추가로 말하자면 g613은 타건느낌이 가장 별로였고 콕스 엔데버 35g는 해피해킹과 마찬가지로 무접점이지만 해피해킹보다 가볍고 톡톡 튀는 맛이 없었다. 앱코 앤 프로 2는 기계식 저소음 적축으로(어떤 키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 서걱대는 맛이 있었다. 결론은 해피해킹 타건감이 제일 좋다는 말이다. ㅎㅎ
2. 휴대성이 좋다.
작고 가벼우니 휴대성은 단연 최고다!! (나는 키보드 케이스가 너무 커서 의미 없어진 부분이기도 하다...)
3. 손목 부담이 덜하다.
개발뿐만 아니라 타이핑을 하는 다양한 경우에서 타자를 치다 방향키를 중간중간 사용할 일이 많은데 보통 키보드는 방향키와의 거리 때문에 팔 전체가 계속해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해피해킹의 경우 fn키의 조합으로 팔이 이동하는 경로가 작아 손목의 부담(이게 왜 손목과 관련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부담이 덜했다.)이 기존 키보드에 비해 덜하다. 참고로 backspace키도 보통 키보드보다 한 칸 아래에 있어서 적응하면 팔이 고정된 상태로 잘 안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 고수의 냄새가 난다.(간지)
어떤 물건이든 구매할 때에 고려해야 할 부분 중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멋(간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멋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애플 제품이나 명품이 왜 이렇게 잘 팔리는지를 한번 생각해보자. 해피해킹 키보드는 심플하게 절제된 멋을 사용자에게 안겨준다. 또한 아는 사람들이 봤을 때에는 명품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준다면 그것 또한 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점에 넣어봤다.(장난 반 진담 반... ㅎㅎ)
해피해킹의 단점.
장점에 비해 단점이 너무 커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 거라고 생각한다. 명품 하면 가성비가 안 좋다는 것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 키보드라는 제품의 특성상 가격 대비 성능이 안 좋은 것이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 키배열 적응하기가 더럽게 힘들다.
단점 중 가장 강력한 단점이다. 키배열이 생각보다 다르다. 원래 capslock이 있던 부분이 ctrl이다. delete는 한 칸 내려오고 원래 delete가 있던 자리는 키가 두 개로 나눠져 \`이 있다. 원래 `가 있던 자리에는 esc가 있다. f1~f12는 키가 아예 없고 방향키는 오른쪽 shift옆의 작은 fn키와 ;'[/키의 조합으로 동작한다. 나는 무각(키보드 자판에 아무 글자가 없는 키)으로 주문을 했는데 적응하는 데에 너무 고통받았다. 나는 키보드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최대한 키보드를 가지고 다니며 여기저기서 이 키보드를 사용했지만 초반에는 적응이 안돼 같은 코드를 치더라도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적응에 시간을 줘야 하는 게 너무 큰 단점이라 구매를 생각한다면 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런 키배열을 처음 사용한다면 무각만은 피하는 게 좋다. 숫자 부분(키보드의 가장 위쪽 키들)에 키 수가 다르기 때문에 무각을 구매한다면 적응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2. 가격!
왜 이 가격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키보드계의 명품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최근에 본 유튜브 영상 중 이 정도 가격을 주고 커스텀 키보드를 만드는 것을 봤는데 너무 괜찮아 보이더라... 키배열도 원하는 데로 맞출 수 있으니 그쪽도 생각해보는 것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격 너무 사악하다....
3. 새끼손가락 아파!!!
손목의 건강을 지켰지만 방향키를 입력할 때마다 오른쪽 끝에 있는 fn버튼을 새끼손가락으로 쳐줘야 하기 때문에 다른 키보드에 비해 새끼손가락의 부담이 크다. 타자를 오래 치면 어떤 키보드를 치던 손가락이 아프겠지만 해피해킹은 새끼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더욱 빨리 힘들어지는 거 같다. 이 부분은 내 새끼손가락이 나약해서 생기는 문제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크게 짚고 넘어갈 부분은 아닌 거 같다.
그래서 추천하나??
자금에 여유가 있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자신이 있다면 적극 추천한다. 키감이 가장 큰 이유다. 평소 집에 혼자 있다면 코딩을 자주 하지 않게 되는데 이 키보드는 한번 두드려 보고 싶어서라도 코딩하게 되더라(과장 약간 섞어서). 물론 키보드에 이렇게 큰돈을 투자하는 거에 리스크가 있지만 본인의 직업이 키보드를 많이 치는 직업이며 타자 중간중간 방향키 입력할 일이 많을 경우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강조하지만 키배열 적응하기 쉽게 보면 안 된다.... 시간 버리고, 돈 버리고, 스트레스만 받다가 다시 돌아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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